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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행동재무학]<274>‘결혼 못 하는 이유’와 ‘주식 투자 안 하는 이유’의 공통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필자의 학교 후배 중에 40대 후반의 대학교수로 여태 미혼인 사람이 있다. 박사 과정 첫해에 만나 세월이 20여년이 지나가는데 아직 싱글이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으레 결혼 얘기를 꺼낸다. “만나는 사람 있느냐?”부터 “언제 결혼할 거냐?”, “왜 결혼 안 하느냐?” 등등.

후배는 종신교수로 직업이 안정적이고 인물이나 재산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터라 필자는 후배가 왜 결혼을 못 하는지 궁금하기가 짝이 없다. 20년 전엔 박사 공부와 논문 쓰느라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고 쳐도 대학교수가 된 이후에도 결혼을 못 하는 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필자의 직장 후배 중엔 아직도 주식 투자나 재테크를 안 한 사람이 있다. 30대 후반의 후배는 금융과 경제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재테크에는 관심이 없다. “주식 투자해?”라고 물었을 때 후배의 대답은 “전 주식같은 거 안 합니다”였다.

국민연금과 회사 퇴직연금만으로는 은퇴 후 넉넉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주식 투자는 부족한 노후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재테크다. 그런데도 주식 투자와 같은 재테크에 관심을 안 갖는 후배를 보면서 필자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여기서 '결혼을 못 하는 이유'와 '주식 투자를 안 하는 이유' 사이에 몇가지 재밌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는 결혼과 주식 투자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1.귀찮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이성을 만나는 일은 신경이 상당히 드는 일이다. 예컨대 여자를 만나 데이트 장소로 어디를 가고, 뭘 먹고, 무슨 이벤트를 하고 또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40대 후반의 후배에게는 이런 게 모두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 몇 번은 괜찮았지만 지금은 누가 이성을 소개해준다고 말하면 기대감보다는 부담과 불편함이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40대 후반의 후배는 말한다.

게다가 20대와 달리 40대 후반의 남자가 여자를 소개받으면 가볍게 만날 수 없고 결혼을 전제로 만나야 하기에 느끼는 부담감이 더 가중된다.

마찬가지로 주식 투자에 무관심한 30대 후반의 후배도 “귀찮아서”를 이유로 꼽는다. 주식 투자를 하려면 금융과 경제를 알아야 하고, 기업과 주식에 대한 정보도 습득해야 하는데 이게 정말 어렵다. 요즘은 글로벌 경제와 해외 주식에 대한 정보도 필수로 습득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좋은 사람(주식)이 없다
남녀를 불문하고 마음에 쏙 드는 결혼 상대를 만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40대 후반의 후배 교수에게 결혼 계획을 물으면 “결혼을 할 만큼 괜찮은 사람이 없다”는 체념에 가까운 대답이 나온다. 사실 후배 교수는 10년 전에도 한결같은 대답을 했었다.

게다가 이제 나이가 40대 후반이 되니 소개받은 여자의 성격뿐만 아니라 나이와 외모, 학벌이나 직업 등과 같은 조건을 더 따지게 되었고, 그러면서 마음에 들고 조건도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털어놓는다.

주식 투자를 안 하는 후배도 “우리나라엔 투자할 만큼 좋은 주식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거래되는 종목이 합쳐서 2000개가 넘지만 30대 후반의 후배에겐 너무 비싸거나, 혹은 금방 망할 것 같거나 아니면 돈을 못 벌 것 같은 기업들뿐이다.

3.꼭 해야 합니까?
과거와 달리 현대는 싱글로 사는 게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줄었다. 40대 후반의 후배 교수와도 결혼 얘기를 하다 보면 종종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발한다.

게다가 후배 교수는 "나이가 40대 후반이 되니 이제는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웃으며 말한다.

주식 투자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아무리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부족한 노후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재테크로 주식 투자를 강요할 순 없다.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성이 보장된 은행예금이나 보험을 들 수도 있다.

그리고 결혼 만큼이나 주식 투자도 “안 하는 게 차라리 편하다”는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 어쩌면 주식 투자가 결혼보다 더 골치 아픈 일인지도 모른다. 주식 투자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보다 돈 잃었다는 사람이 더 많으니 말이다. 괜히 주식 투자해서 손해 볼 이유는 없지 않은가.

4.돈이 없다
나이 40세가 넘은 남자가 돈이 없으면 결혼하기가 어렵다. 일단 여자는 나이 많고 돈 없는 남자와 결혼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남자가 마흔이 넘으면 변변한 직업이 있어야 하고 마땅히 재산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당연히 결혼해서 살 아파트 정도는 마련할 능력이 돼야 결혼할 수 있다. 마흔 넘은 남자에게 돈과 재산은 결혼을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자가 마흔 넘어서 여태 싱글일 경우는 돈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처럼 예외는 있다. 윤 총장은 나이 52세에 결혼했는데 윤 총장의 부인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할 때 남편은 통장에 2000만원밖에 없을 정도로 가진 돈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40대 후반의 후배 교수도 예외다. 그는 저축을 많이 했다.

주식 투자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아무리 재테크가 필요하다고 말해도 막상 투자할 여유자금이 없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30대 후반의 후배도 돈이 없어 주식 투자를 못 하는 부류에 속한다.

한편, 결혼과 주식 투자는 안 해도 걱정이지만 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하고 좋은 결과를 얻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래서 둘 다 '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이다.

강상규 소장 mtsqka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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